삼계급 특진한 이관명 암행어사의 명을 받고 영남 지방으로 사찰을 나갔다가 돌아온 이관명. 숙종이 먼 길의 수고를 위로하고자 불렀다. "영남 지방 관리들의 민폐가 어떻든가? 민폐로 인한 백성의 불만이 있었을 터인데 본 대로 고하라.”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한 가지만 아뢰겠습니다. 통영관할 바다 가운데 섬 하나가 대궐의 소유로 되어 있는데 관리들의 수탈이 심해서 백성들의 살림이 비참한 실정이었나이다.” 마음이 곧기로 유명한 이 수의사는 어떤 후궁의 소유로 된 그 섬의 부당성을 솔직히 아뢰었다. 그러자 숙종은 심기가 불편한 듯 호령했다. "내가 일국의 임금으로서 그 조그만 섬 한 개를 후궁에게 준것이 그렇게도 불찰이란 말이냐?" 숙종은 책상을 내리쳐서 큰소리로 수의어사를 나무랐다. "전하께서 소신을 그리 탓..
늙은 천사, 병든 천사, 죽은 천사 우리는 곳곳에서 신을 보고, 천사를 만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나쁜 일을 많이 하다가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 죄인에게 가브리엘 천사장이 물었다. “너는 인간 세상에 있을 때에 천사를 셋이나 만나 보지 않았더냐?" "천사장이시여! 저는 천사들을 만나지 못하였나이다.” “그렇다면 너는 늙어서 허리가 굽고, 지팡이를 짚고, 어정어정 걸어 다니는 사람을 못 보았다는 말이냐?" "천사장이시여. 그런 노인들이라면 얼마든지 보았나이다." "너는 그 천사를 만나고서도 네가 언젠가는 늙어 저처럼 될텐데 서둘러 착한 일을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더란 말이냐. 그래서 오늘의 이 지옥불을 받게 되었다. 너는 또 병들어 혼자는 눕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고, 보기에도측은한 자를..
의좋은 형제 옛날 이스라엘 어느 마을에 형제가 이웃에 사이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일찍 하늘나라로 훌쩍 떠나서 형과 동생은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열심히 살았답니다. 결혼을 한 형은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고, 동생은 아직 총각으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의좋은 형제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땅에서 함께 농사를 지었습니다. 봄과 여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힘을 모아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 뜨겁던 여름 햇살도 점점 식어 갔습니다. 산과 들에는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아침과 저녁에는 제법 서늘했습니다. "아우야, 저 들판에 누렇게 익은 밀을 봐라. 잘 익었구나. 참 수고가 많았다." "수고 많았다니요? 수고야, 형님이 더 많았죠." 다음 날, 형제는 누런 밀들이 바람에 일렁이는..
선물 미국 남부 지방의 한적한 도로를 버스 한 대가 털털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창가 자리에는 한 노인이 꽃다발을 들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통로 맞은편 자리엔 젊은 처녀가 앉아 있었다. 처녀는 고개를 돌려 노인이 들고 있는 아름다운 꽃다발에 자주 시선을 던졌다. 마침내 노인이 버스에서 내릴 때가 되었다.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처녀의 무릎 위에 불쑥 그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노인이 말했다. "아가씨가 꽃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주는 것이니 받구려. 내 아내도 아가씨가 이 꽃을 갖는 걸 기뻐할 거요. 아가씨에게 꽃을 선물했다고 내가 아내에게 말하겠소. 처녀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그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처녀가 바라보는 사이에, 노인은 버스에서 내려 길가에 있는 작은 공원묘지 안으로 천..
물 한 컵의 용서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학교에서 우유 가루나 건빵을 배급해 주던 시절, 그마저도 늘 모자라 우리는 항상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도 똑똑 떼어먹던 시절, 우유든 건빵이든 언젠가 한번 실컷 먹어 보는 게 모든 아이들의 소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초겨울 오후, 청소당번이던 나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하여 급식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고야 말았습니다. 쿵쿵 심장소리가 고막을 뚫고 나올 듯한 긴장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 주머니 가득 건빵을 쑤셔 그는 우유 포대에 고개를 들이박은 채 우유가루를 먹었습니다. "콜록콜록, 켁켁!" 마른 가루를 마구 퍼먹다 보니 마른기침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 순간 하필 창고 옆을 지나시던 선생님께, 우린 꼼짝없이 덜미를..
윈스턴 처칠과 알렉산더 플레밍 영국 수상을 두 차례나 지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어린 시절, 시골에 놀러 갔다 물에 빠졌을 때 어떤 소년이 구해주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둘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처칠은 의사가 꿈인 가난한 친구의 꿈을 이뤄주고 싶어 시골에서 있었던 얘기를 아버지에게 하며 친구를 도와 달라고 말했습니다. 처칠의 아버지는 아들을 살려준 은인인 시골 소년을 런던으로 데려와 먹이고 입히고 공부를 시켜주었습니다. 의사가 된 소년은 전쟁터에서 죽을병에 걸린 처칠의 병을 고쳐주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푸른곰팡이를 발견하여, 페니실린을 만들어 흑사병으로 죽어가던 많은 생명들을 구했습니다. 그는 바로 알렉산더 플레밍( Alexander Fleming)입니다. 영국의 수상이..
행복한 어부 한 사업가가 모처럼 바닷가를 지나던 중 배 옆에 누운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는 어부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본 사업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왜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놀면서 노래만 부르고 있는 것입니까?"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았으니까요.” "아니, 더 많이 잡아 저축해야 어려울 때를 대비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뭣 하게요?" "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벌어야 그 돈으로 이 작은 배보다 더 좋은 배도 살 수 있고, 그러면 고기가 많은 깊은 바다까지 나가 물 좋은 고기를 잡아다 팔아 돈을 더 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돈으로 좋은 그물을 사고 더 많은 배를 거느리게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당신도 큰 사업가가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어부가 그..
뭐라, 교실 지붕에서 공부했다구? 옛날 바빌로니아에 한 유대 인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혼자가 된 청년은 가난했지만, 마음씨 착하고 정직했습니다. 또 성실하고 총기 또한 총총총 빛났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래, 열심히 공부하자. 그래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자." 하고 결심한 유대 인 청년은 바빌로니아를 떠나 이스라엘로 갔습니다. 유대 인들은 훌륭한 선생님을 '랍비'라고 부른답니다. 그때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대 인들은 무척 고통스럽게 살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돈을 벌기 위해 힘든 일, 더러운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늘 먹고살기에 부족했습니다. 청년은 밥을 굶더라도 학비만은 꼬박꼬박 저금 해서 야간 학교에 다녔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앙리 뒤낭(Jean-Henri Dunant)과 적십자사' 앙리 뒤낭 (1828~19100은 고아원 사업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부모가 사람을 돕는 일을 보면서 자랐다. 1859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합군이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하게 되었다. 앙리 뒤낭은 이 전쟁의 참담한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수천 명의 군인들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는 이 참혹한 광경을 보고 그들을 구호할 수 있는 단체를 결성할 것을 결심했다. 그는 자신이 보고 겪은 내용을 책으로 써서, 생명은 소중한 것이니 적이건 아군이건 구별 없이 부상병들을 구호하는 조직을 만들 것을 호소했다. 그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 1864년 스위스 제네바에 16개 나라의 대표들이 모였다. 이 회의 내용은 부상병을 구호..
사랑의 힘 어느 사회학과 교수가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물을 내었다. 그것은 볼티모어의 유명한 빈민가로 가서 그곳에 사는 청소년 2백 명의 생활환경을 조사하는 일이었다. 조사를 마친 뒤 학생들은 그 청소년들 각자의 미래에 대한 평가서를 써 냈다. 평가서의 내용은 모두 동일했다. "이 아이에겐 전혀 미래가 없다. 아무런 기회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뒤, 또 다른 사회학과 교수가 우연히 이 연구 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에게 백 명의 청소년들이 25년이 지난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추적 조사하라는 과제를 내었다. 학생들의 조사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사망을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2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80명 중에서 176명이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