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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박시영 원장

     

    지난 7월 5일, 박시영 교수가 인제대학교일산백병원(이하 일산백병원)의 새 원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후 제2의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이 병원에 핵심적리더 역할을 해 줄 박 병원장에게서 80여 년 간 한국 의료계에 인술을 베풀었던 백병원의 참모습과 미래의 청사진을 보았다. ● 글 최진희 사진 김석령, 일산백병원 사무국

     

     

    백병원은 민간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공익법인 의료기관으로, 서울대의 전신이었던 경성의학전문학교의 외과 주임교수였던 백인제박사가 1932년 우에무라 외과 병원을 인수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인술제세(仁術濟世)’, ‘인덕제세(仁德濟世)’의 이념으로 설립된재단법인 백병원은 현재 백중앙의료원의 초석으로서 서울백병원을시작으로 2010년 해운대백병원 개원까지 서울과 부산 지역 5곳에서 인술과 인덕을 펼치며 한국 사립병원을 대표하는 대학병원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 오 직 노 력
    일산백병원은 재단법인의 설립 이념과 80여 년의 전통을 이어받아1999년 12월, 당시로선 허허벌판이었던 일산 신도시 내에 최초로 개원한 대학병원이다. 황무지 같은 주변 환경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국가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이 드는 종합병원설립을 강력히 주장한 인물이 바로 백낙환 이사장이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8년 일본 벳부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백병원 3대 병원장, 인제대학교 초대 및 2·3대 총장을 역임하고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이사장 겸 인제대학교 명예총장을 맡고 있다.

     

    그는 화(禍)가 복(福)으로 변할 것을 아는 혜안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의 선견지명으로는 곧
    일산백병원이 경기 서북부지역의 거점 병원이 되고, 장차 통일 후한반도의 중심 병원으로 성장할 것이었다. 실제로 일산백병원에서개성까지 거리는 40Km로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환자는 모두 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만큼 북한과 접근성이 좋기때문이다.


    낮 12시. 박시영 병원장을 만나기로 한 시간은 800여 명의 병동 환자들과 1500여 명 병원 식구들의 점심 식사가 막 시작되는 때였다. 수
    술이 길어지는지 박 병원장은 약속 시간 10여 분이 지난 후에야 모자까지 쓴 수술복 차림 그대로 병원장실로 들어왔다. “오늘 갑상선암

    수술이 세 개가 있는데 하나를 방금 마쳤다”며 웃는 그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다. 6시 반이면 병원에서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박 병원장은 인터뷰를 새벽 6시 반에 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부지런하고 또 에너지가 넘치는사람이다.
    “내 그레이드에서 이만큼 수술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저의 본업은 의사이고 원장은 부업이에요. 외과 의사가 수술을

    안 하면 의사가 아니지요.”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80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빅베르체 전문병원과 마인츠 대학, 뷔르츠부르크 대학 등에서 18년 동안, 새벽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며 이비인후과 선진 기술을 익힌 그였다. 지금까지도 일주일에 20~30건의 수술을 하면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은 그에게 수술은 숨쉬기처럼 익숙하고 쉬울 듯했지만 그의 말은 겸손하다.
    “수술은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제가 오랫동안 의학 공부를 했지만 아직까지다 못 배웠어요. 계속 새로운 것이 나오지요. 1년에

     두 번 독일에 가요. 새로운것을 배워오고 책도 사와서 한국에 들어와 얼마 동안 보다 보면 또 새로운 것이 나와요. 그렇게 지식의 선순환이

     되는 거예요

     

    끊임없이 달리는 열차.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하얀 증기를 내뿜으며 경쾌한 소리로 달리는 열차가 연상된다. 치열하고 고된 유학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하루 14시간을 병원에서 지내자면 지칠 법도 한데, 그의 열심과 성실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요즘 학생들은 힘들다고 편한 과만 선택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의사가 되면안 된다고 생각해요. 노력하지 않는 의사, 결과는 굉장히 위험하죠. 일은 항상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거예요. 그렇게 안 될 때도 있지만 그것까지 노력해야해요. 확인된 건 아니지만 사람이 화를 한 번 내면 간을 뜨거운 물에 한 번 담갔다 뺀 것과 같다고 합디다.”  그 원천은 선천적인 것도, 쉬운 것도 아닌 첫째도 노력, 둘째도 노력, 오직 노력뿐이다.

     

    + 의 료 의 질 향 상 이 첫 째
    의사는 신이 아니기에 노력도 해야 하고 실수도 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실수해도 실수해서는 안 되는 단 한 사람이 바로 의사”라며 박 병원장은 병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의 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의료 서비스라고 하지만 의료는 일반 서비스와 다르지요. 물론

     

    친절해야 하고 환자들이 오시기에도 편리해야 하겠지만 병원에서 의료의 질만큼 중요한것은 없어요. 취임 후 병원 의료진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 의료의 질 향상은 멈춰선 안 돼요.”
    일산백병원의 의료 수준은 이미 일정 궤도에 올라 있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320채널 MSCT, 64채널 MDCT, 노발리스(Novalis) 방사선수술장비, Fusion PET-CT, 인트라레이저(Intra-Laser) 등 최첨단 장비와, 갑상선암의 명의 박시영 병원장을 비롯해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비전 21 심장혈관센터’의 이원로 박사, 간 의학 분야의대부인 김정룡 박사 등 국내 권위 있는 의료진에 실력 있고 젊은 스텝들도 많다. 박 병원장은 이들의 발전을 위해 해외 선진 병원과 정보·기술을 교류하고 의료진의 해외 연수, 인사 초청 세미나, 글로벌 포럼 등을 더욱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머릿속은 ‘일산백병원을 어떻게 도약시킬 것인가’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간 경기 서북부 지역의 유일한 3차 의료 기관으로서, 거점 병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해 왔지만 환자들에게 조금 더나은 진료, 조금 더 편안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앞으로 중점을 둘 부분은 외상 및 화상센터, 이식센터, 소화기센터, 암센터 등이다. 특히 암센터는 그 명칭이 다른 병원과 달리 ‘통합암센터’로 진료, 진단, 치료 또는 수술을거쳐 재활까지 다분화된 시스템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암은 여러 곳에 다발로 생기는경우가 많아 치료를 받으려면 절차가 복잡했는데 환자를 중심에 두고 여러 과의 교수가 모여 진단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20일 걸릴 시간을 단 5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또한 암 환자 대부분이 겪고 있는정신적 문제들도 함께 치료하고 위로하기 위해 정신센터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끝으로 박 병원장은 의사들의 정신적 안정과 직원들의 복지 향상에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실제 의료 시스템의 현실과는 달리 철저한직업의식과 상당한 수준의 역할 기대를 강요당하는 의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병원은 1700여 명의 직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관계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영자로서 직원에 대한 책임의식을 보여주었다.

    외적 성장과 의료의 질 향상 그리고 병원장을 비롯한 직원 간신뢰와 단합. 이것이 일산백병원의 현재의 모습이고 이를 발판으로 도약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월간닥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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