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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좋은 글

서울을지병원

책속좋은글 2011. 6. 5. 11:52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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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을지병원 
    서울을지병원 이태석 교수
     
     
       
     
     
     
     
    당신도 을지가족입니다
     
    올해로 설립 55년을 맞는 을지재단은 2009년 강남을지병원 개원에 이어 올 3월, 경기도 의정부시에 을지대학교 캠퍼스와 대학 부속병원을 조성하기로 확정했다. 아주대학교병원과 더불어 경기도 내 최대 규모의 병원이 될 의정부 을지병원은 2017년 개원 예정으로, 일련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높이 비상하기 위해 잔뜩 웅크리고 있는 매와 같은 ‘을지’. 을지의 본연의 모습은 무엇일까. 종합병원으로선 가장 먼저 설립된 서울을지병원을 찾았다.
    최진희 사진 김석령 자료 도움 을지의료원 홍보팀


     
    ‘을지’는 1956년 서울 을지로에 개원한 박영하 산부인과 병원을 시작으로 발전했다. 병원은 차츰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11년이 지난 67년, 법인화해 재단이 설립됐다. 을지재단은 현재 을지대학교와 을지의료원을 운영하는 교육의료재단으로 의료원은 서울, 대전, 금산에 4개의 종합병원을 두고 있다. 1995년 설립된 서울을지병원은 상계백병원과 함께 서울 동북부 지역의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 3차 병원으로서 을지로의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고 난 후 가장 먼저 설립된 종합병원이다. 서울을지병원 설립 당시 ‘잘 나가는’ 지역을 외면하고 을지는 그만의 전통으로 남들이 꺼리는 곳에 병원을 세워 소외된 환자를 돌봐왔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아름다운 전통은 이어지고 있을까. 서울을지병원의 외과 전문의이자 기획실장이었던 이태석 교수를 통해 본 을지는 어제나 오늘이나 한결같았다.


     
     
    이태석 교수
     
    인턴 28년차
    이태석 교수의 요즘 별명은 ‘인턴 28년차’다. 작년 모 경제지 인터뷰 기사에서 얻은 별명 ‘인턴 27년차’에서 한 해가 지났으니 지금은 그렇단다. 혼자 우스운 생각으로 ‘유급을 당해도 한참 당했나 보다’했는데 사연은 달랐다.
    “2001년 응급센터소장이 되어 근무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응급실에 환자와 인턴만 놔두고 집에 갈 수가 있어야지요. 40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열흘 째 설사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를 병원으로 불러 지사제만 잔뜩 줬어요. 설사 그치면 그만 먹어야 하는데 얼굴을 못 보니 그 말을 하질 못했지요. 아이는 그 후 닷새 동안 변을 보지 못했대요.”
    서울을지병원에서 근무한 지 올해 12년째를 맞고 있는 그이다. 뿐만 아니라 8년 동안 기획실장으로 병원에서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아직도 인턴이라 불린다니 환자에 대한, 의사라는 천직에 대한 그의 열정과 성심이 어떠한지 짐작이 간다.
    이 교수는 국내에 최초로 탈장 수술에 3차원 메시수술법을 들여와,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기법을 전수한 권위자이다. 뿐만 아니라 달변가에다가 사교성도 좋아 그를 두고 지인들은 모두 개인 병원 개업을 권유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나는 을지병원에 개업했습니다.”라고 명쾌하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참 멋지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이 병원이 곧 그가 일하는 세계의 전부이며, 그래서 환자에 쏟는 정성도, 청소하는 직원을 대하는 마음도, 문고리 하나에 보이는 세심함도 주인의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이상한 병원
    그런데 무엇이 그를 을지병원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그가 스스로 빠져버린 서울을지병원은 분명 매력덩어리일 게 분명하다. 이 교수는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직원 전체가 다 이래요. 직원이 1000명인데 병원에 불만 없는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 설사 불만이 있어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일치단결해서 해결해요. 병원을 모두 자기 집같이 여겨요. 우리 병원은 담이 없어서 담배꽁초가 건물 주변에 많아요. 그런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보기 안 좋다고 다들 청소하느라 난리예요. 얼마 전 의료기관 평가단이 다녀갔어요. 그들이 남기고 간 말이, ‘이렇게 똘똘 뭉치는 병원은 처음 봤다’ 였어요. 또 서로들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새로 직원이 들어오면 누군지 서로 물어보고 그러다 한 달이면 전 직원이 다 알게 되요. 관리직인 임원과 말단 직원 간에 격이 없어요. 마주치면 겸연쩍어 서로 모른 척 할 만도 한데 다들 인사하고 안부를 물어요. 대체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요.”
    그는 자랑하면서도 의외라는 제스처를 보인다. 하지만 어쩌랴. 그가 말하는 이 이상한 병원이 그가 빠져 허우적대는, 을지의 유산을 간직한 아름다운 병원이니 말이다.


     
    지역민을 위한 의료의 장
     
    당연히 환자들도 이 ‘관심권’ 안에 있다. 의사들에게 관심은 곧 환자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나타나고 환자들은 그것에 신뢰로 보답한다.




    “2년 늦게 출발한 탓인지 지역에서 상계백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습니다. 규모로 보나 기술, 의료진 등 모든 면에서 비슷한데도 말이죠. 하지만 한번 을지에 다녀간 환자들은 을지병원 마니아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병원에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기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고객이 스스로 다 해결을 해줘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병원 측에서 사람을 고용한 거라고 할 정도로요.”
    원래 서울을지병원의 특기 진료 과목은 족부정형외과와 당뇨병 관련 질환이다. 을지병원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족부클리닉을 개설해 발을 정식으로 장기로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그 권위를 인정받아 국내 유명 스포츠 선수들의 주치병원으로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1981년 개설한 당뇨센터 또한 국제 당뇨병 연맹이 인증한 국내 유일의 전문 치료센터로 하루 외래 환자의 수가 1500명에 달할 정도이다. 그러나 서울을지병원은 지역성을 반영한 진료과목 운영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 주변 지역은 소아와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가정의학과를 주축으로 협진 시스템을 갖춘 모자보건 클리닉과 인력, 장비, 실적을 고루 갖춘 우수한 중풍센터가 그 예이다. 앞으로 서울을지병원은 병상을 지금의 700개에서 1000개로 늘리고 암센터 발전에 주력할 예정이다.
    [월간닥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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