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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정형진 정형외과 과장
     
     
       
     
     
     
     
    여러분의 발 건강을 책임집니다
     
    사람이 1km 걸을 때마다 16톤의 무게를 견뎌내는 발. 중요한 신체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사람들에게 홀대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발 관련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발 부분만을 특화해 진료하는 병원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10년 개소해 단시간에 국내 발 질환 치료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를 찾았다.
    최진희 사진 김석령 자료 도움 상계백병원 홍보팀


     

    정형진 정형외과 과장
    백병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이 세운 공익법인 의료기관으로 1932년 개원한 서울백병원이 근간이다. 창립자인 백인제 박사의 집념으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척박한 의료현실 속에서도 발전과 번창을 지속, 현재 서울, 상계, 일산, 부산, 해운대 등 5개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상계백병원은 1989년, 황무지와도 같았던 지금의 노원구 상계동에 세워진 서울 동북부 지역의 대표 3차 병원이다. 현재 24개 진료과목을 두고 각 분야별, 장기별 세분화된 전문진료센터 및 특수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 근래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족부족관절센터를 찾아 정형진 정형외과 과장을 만났다. 연일 외래환자로 붐비는 로비를 가로질러 몇 발자국 떼지 않아 그의 방이 나타났다. 로비와 가장 가까운 방은 보통 그 병원 대표 진료과이다. 방 위치만 봐도 병원 내에서 센터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환자는 의사보다 높다
    “위치가 이렇다 보니 다른 교수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올 때도 있습니다. 물론 병원 측의 족부족관절센터에 대한 기대와 격려의 의미도 담겨 있지만 움직임이 불편한 정형외과 환자들을 위해 1층에 마련된 것입니다.
    과장의 대답이 옳다.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니 눈에 띄는 이상한 의자가 있다. 일명 ‘족부진료의자’. 키가 크고 다리를 편히 얹을 수 있는 발판이 특징이다. 위에 앉으니 등이 편안하고 의사가 눈 아래로 보였다. 환자가 의사보다 높은 눈높이를 갖다니, 왠지 어색하다.
    “이런 의자는 어디 가도 없어요. 저희가 만든 거예요. 오랜 동안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매뉴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사가환자보다 낮으면 어떻습니까? 저희는 오히려 이게 편합니다.”
    애정은 어떻게든 표현이 되는 법이다. 환자들에 대한 애정은 실질적으로 그들을 위한 시스템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일까? 족부족관절센터는 개소된 지 1년 만에 이 분야 수술을 주간 20건, 연간 약 1000건을 소화하는 소위 ‘떠오르는’ 진료센터가 되었다.




    젊어지는 병원
     
     
    족부족관절센터의 이러한 성과에는 정형외과 과장이자 족부족관절센터장인
    정형진 교수의 역할이 컸다. ‘국내 대학병원 최연소 과장’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는 그는 1998년부터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발’만을 진료 ․ 연구해 왔다. 15년 가까이 쌓은 임상 경험과 스위스, 러시아 등 해외 연수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진료, 치료, 수술뿐만 아니라 재활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협진 시스템이다.
    “정형외과에서 다른 부분은 단독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발은 다릅니다. 발 관련 질환은 당뇨병, 말초혈관장애 등 현대 성인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협진 시스템이 잘 갖추어 있지 않으면 오진의 위험도 크고 치료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늘어가는 환자들을 진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협진 의료팀을 구성하기까지 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를 도와 한마음으로 센터를 응원하고 지원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았다. 개원한 지 20년이 지났는데 그 정도 년 수면 어느 조직이든 매너리즘에 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의 설명을 들으면 어째 이곳은 점점 더 젊어지는 병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을 벌이고 나니 관련된 분들은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요.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고 오히려 넘치고 있죠. 이젠 센터에 전공의가 4명이나 되요. 내분비과, 혈관외과, 류머티즘내과, 성형외과 등 협진 과들도 매우 적극적입니다. 모두 함께 모여 진단을 내리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환자분들도 편안해 합니다.”
    의사들이 의기투합하면 득을 보는 건 당연히 환자들이다. 환자는 진료부터 처방까지 일련의 과정을 하루 만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환자가 병원에 가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할까요? 바로 ‘신속, 정확, 종합’입니다. 족부족관절센터의 협진 시스템은 환자들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 또한 장점이고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과 기술력, 장비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요.”




    잔소리꾼 의사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나 기술력으로도 당해낼 수 없는 것이 있다. 발 질환은 수술이나 치료 후에도 유난히 환자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병원에 오면 약봉지라도 들고 가야 뭔가 치료를 받았다는 느낌을 갖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진료나 수술 후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내원할 때마다 묻는 게 ‘스트레칭은 했느냐, 온찜질은 했느냐, 신발은 무엇을 신고 다녔느냐, 이건 하지 마라, 해라’등입니다. 잔소리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발 질환에 대해 알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니까요.”
    환자들은 ‘절단’ 같은 큰일을 겪고도 발 질환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만큼 국내에서 발 질환은 아직 낯선 실정. 그래서 족부족관절센터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환자 교육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내원시켜 교육하고, 전문 간호사를 배치해 환자를 일일이 케어하고 있다. 앞으로 센터는 의사들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대민 강좌를 통한 발 질환 홍보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전문의 및 창상전문 간호사, 운동치료사 등을 충원하고 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니 환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가는 센터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환자들의 일상에서 시작해 관리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상계백병원 족부족관절센터가 스스로 정한 과제가 많다.
    [월간닥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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