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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부모의 자세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여러 번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시험관 시술을 포기할 무렵 자연 임신을 했으나 또 유산되었습니다. 임신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속상하고 서럽습니다. 나이와 건강을 생각하면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이분은 "내가 외롭기 때문에 아이가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연 유산을 했다는 것은 질문자의 몸이 아기가 들어와 살기 부적당한 집이라는 거예요. 아기를 위해서 '여기는 네가 살기에 부적당한 집이니까 다른 집으로 가라' 이렇게 입장을 가져야 하는데 억지로 끌어들이려 하니 자꾸 유산이 되는 거예요.
부모는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아이를 살리는 존재인데 '나만 만족하면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니 굉장히 이기적인 마음이라는 겁니다.
아기가 성장하기 부적당한 집은 설령 유산이 안 되었더라도 어떤 신체장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또 후회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이런데도 억지로 아기를 가지려고 한다면 바람직한 가치관을 가진 엄마로 보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혈액형 검사를 했는데, 한 아이의 혈액형이 부모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뉴스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다른 남자를 전혀 만난 적도 없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자 아내는 억울해하고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며, 세상 사람들은 아내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확인해 보니 아내가 출산한 날짜에 그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 아이의 혈액형을 검사해 보니 아이가 병원에서 바뀐 것이었어요.
프랑스에 있었던 또 다른 사례는, 아이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 아이가 서로 바뀐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두 부부는 각각의 생물학적 부모에 맞게 아이를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1년 후 두 부부와 두 아이가 회의를 한 후 원래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 사례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생물학적 조건보다는 서로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내가 낳았으니까 내 아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내 아이라고 믿기 때문에 내 아이입니다. 사람은 생물학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만약에 어릴 때 입양된 아이가 자신의 입양 사실을 모른다면 그 아이는 자신을 입양한 부모를 평생 생모와 생부로 생각하겠지만, 아이를 입양한 부모는 아이를 입양한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는 양부모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병원에서 아이를 살짝 바꾸어 버리면 자신이 생모나 생부가 아니라는 걸 모르고 평생 살아갈 겁니다.
억지로 아이를 가지려고 애쓰는 것은 생물학적 조건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생모가 될 수 없는 조건에 있다면 아이를 입양해서 내 아이라고 딱 믿어 버리면 내 아이가 되는 거예요.
아이를 할머니가 길렀다고 하면 이름은 할머니지만 아이의 무의식 세계에서는 할머니가 엄마가 되는 거예요.
요즘 미혼모가 아이를 낳았는데 키울 형편이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미 이 세상에 온 아이인데 돌볼 사람이 없으면 우리가 돌봐야 합니다.
건강 상태가 위험한데도 억지로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것보다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의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이미 낳아 놓은 아이는 버리고, 태어나기 어려운 아이를 억지로 낳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없이 살든지, 아이를 정말 갖고 싶다면 입양해서 키우면 됩니다.
한국의 경제 수준이 비교적 높은데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해 지금도 한국의 많은 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되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생물학적 조건을 많이 안 따지니까 입양해서 잘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와 외모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되는 문제점도 있어요.
국내에서 입양이 많이 이루어지면 일부러 사실을 밝히지 않는 이상 그 아이는 평생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모르고 살 수 있습니다.
사실대로 얘기해 줘도 되지만 안 해 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입양해서 내가 아이를 기르고 키우면 그 아이가 곧 내 아이가 되는 거죠.
내가 낳아서 내 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른 자가 엄마입니다.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으면 자기가 낳지 않았지만 자기 아이가 되잖아요.
대리모는 내 유전자가 아이 속에 들어갔고, 입양은 내 유전자가 들어가지 않았으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생물학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류적 사고를 가지기 바랍니다.
이미 태어났는데 부모가 가난하거나 돌볼 조건이 못 되어서 돌봄을 받지 못 하는 아기를 정성 들여 돌보는 게 참된 부모의 자세입니다.
참조 : 법륜 지음 '엄마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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