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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큰 시장에서 크게 장사를 하는 상인이 있었습니다.
이 상인은 돈을 끌어들이는 데는 도사였습니다. 하지만 한번 들어온 돈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무척 짠돌이였거든요. 이 상인이 얼마나 짠가 하면, 소금 장수가 상인을 보면 멀리 돌아갈 정도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상인의 친구네 집에 큰일이 생겼습니다.
친구의 딸이 중병에 걸려 병원비가 엄청나게 나왔기 때문이랍니다.
"지금까지 병원비야 이 집을 팔면 되겠지만, 앞으로가 문제야. 이를 어쩐담, 휴우………….”
친구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시장에서 장사하는 당신 친구 있죠? 엄청난 부자라고 하던데. 그 친구분께 돈을 좀 꿔 달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 친구 부자는 부잔데, 워낙 구두쇠라서."
"여보, 그래도 어쩌겠어요. 우리 아이가 저렇게 아픈데, 흐흐흑."
"알았으니, 울지 마시오. 내 어떻게든 해 보리다.” 친구가 아내를 진정시켰습니다.
아내가 진정하자, 친구는 터벅터벅 걸어 상인을 찾아갔습니다.
"여보게, 날세."
"오, 이게 누군가? 어서 오게나."
상인은 친구를 반겨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쓴 차 한 잔도 주지 않고, 앉으라고 하지도 않았답니다.
'에이, 구두쇠 같으니라고, 자존심 상하는데 그냥 갈까? 아니야, 급한 건 나야, 우리 딸 생각을 해서라도 참아야 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상인이 물었습니다.
“그래, 어쩐 일로 날 찾아왔는가? 얼굴이 무척 안돼 보이는구먼. 혹시 무슨 일 있나?".
"으응, 우리 딸이 아프다네."
"오, 그거 안됐구먼."
"병원비가 꽤 많이 드는 병에 걸렸다네. 지금까지의 병원비는 집을 팔면 댈 수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일세. 그래서 자네한테 돈 좀 빌릴까 하고 찾아왔다네."
"그렇다면 내 얼마든지 빌려 주겠네." 상인은 눈을 지그시 감고 팔짱을 꼈습니다.
"저 정말인가?"
뜻밖이라는 듯 놀란 토끼처럼 눈을 크게 뜬 친구가 물었습니다.
"그렇다니까." 상인이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여보게, 고맙네. 정말 고맙네. 그런데 이자는 얼마나 받을 텐가?"
"음, 9퍼센트는 받아야지?"
"뭐 뭐라? 9퍼센트? 그 그건 너 너무 비싸네. 우린 친구 사인데 9퍼센트 이자를 받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닌? 하
느님께서 보시면 뭐라고 하시겠나?"
그러자 상인은 능글맞게 웃고는 친구에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게. 하느님께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9자가 6자로 보일 테니까 말이네."
"뭐라?"
상인의 말에 친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답니다.
출처 '탈무드 111가지' 저자 세상모든책 편집부 / 출판 세상모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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