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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를 구한 랍비
이스라엘에서 가장 훌륭한 랍비와 로마 황제가 서로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랍비와 황제는 서로 나이가 같을 뿐만 아니라 생일도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문학과 철학에 대한 자기 의견을 말하면서 학식과 품위를 높여 갔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위하고 믿으면서 어려울 때마다 서로 의견을 묻고 도와주곤 했습니다.
로마와 이스라엘, 두 나라의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도 랍비와 황제,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나빠졌으니, 랍비와 로마 황제는 서로 친구라는 사실을 자기 나라에서 자랑스럽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로마 황제가 갑자기 제국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급한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황제 혼자의 지혜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신들을 불러 몇 날 며칠 동안 회의를 했지만, 아무도 그 일을 처리하기 위한 좋은 의견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 뒤에 황제는 충신들만 따로 불러 또 회의를 했지만 역시 마땅한 의견을 내지 못했답니다.
'이거 안 되겠구나. 친구 랍비의 의견을 들어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한 로마 황제는 마음 놓고 믿을 수 있는 부하를 불러 말했습니다.
“자, 너는 지금 이 편지를 가지고 이스라엘로 가거라. 가서 내 친구인 랍비에게 이것을 전하고 답장을 받아 오너라. 이 일은 무척 중요하다. 그러니 이 일은 너와 나 말고는 아무도 몰라야 한다, 알겠느냐?"
“네, 황제 폐하. 분부 받들겠습니다.”
황제의 편지를 받은 부하는 아무도 몰라보게 변장을 하고 로마를 떠났습니다.
얼마 후, 이스라엘에 도착한 부하는 랍비를 찾아가 황제의 편지를 전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요.
랍비는 황제의 부하를 편히 쉬게 하고 편지를 펼쳤습니다.
"내 둘도 없는 친애하는 친구여, 그동안 아무 말 없이 잘 지내셨는가? 나에게는 두 가지 소원이 있소이다. 한 가지 소원은 내 아들을 황제 자리에 앉히는 것이고, 또 다른 소원은 이스라엘에 있는 티베리아스를 자유 무역 도시로 만들고 싶은 것이라오.
하지만 이 일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오, 해서 충신들과 여러 번 의논을 했지만,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소. 그 양쪽 모두를 반대하는 대신들이 많아서 두 가지 일을 모두 이루는 것은 무척 힘들 것 같소. 그러나 나는 둘 중에 그 어느 한 가지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소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대의 좋은 의견을 듣고 싶소. 그러니 내가 보내는 부하에게 답장을 써 주시면 고맙겠소이다. 그럼 내내 건강하시오."
"어허, 이거 의견을 내놓기 정말 곤란하군. 지금 우리 이스라엘과 로마는 관계가 아주 나쁘지 않은가! 내가 만일 로마를 도왔다는 게 알려지면 상황이 곤란해질 거고, 이를 어쩐담…………….'
곰곰이 생각하던 랍비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무릎을 탁 쳤답니다.
랍비는 황제의 부하와 막내아들을 함께 불렀습니다. 랍비가 황제의 부하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 이스라엘과 로마는 지금 관계가 아주 나쁘다고 해서 내가 써준 편지가 만에 하나 잘못되어 나쁜 증거물이 된다면 큰일 날 것이오. 그러니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을 잘 보았다가 황제께 그대로 전해주시오."
"잘 알겠습니다. 선생님." 랍비는 자기 목에 막내아들을 태웠습니다. 그러고는 비둘기를 막내아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비둘기를 받아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자, 이제 로마로 돌아가시오. 황제께 내 안부도 잘 전해주시오."
"그럼, 안녕히!"
랍비에 인사를 한 황제의 부하는 서둘러 로마로 돌아갔습니다.
"황제 폐하, 다녀왔습니다."
"수고했다. 선생의 답장을 받아 왔겠지?"
"아닙니다. 선생께선 답장은 써 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뭐라!"
황제가 깜짝 놀라자, 부하가 말했습니다.
"답장은 위험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부하는 랍비가 했던 행동을 황제에게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과연, 선생다운 생각이야. 의견도 기가 막히군! 음, 먼저 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나서 내 아들이 티베리아스를 자유 무역 도시로 만들게 하라는 뜻이야.'
그 후, 황제는 랍비의 의견대로 아들을 황제의 자리에 앉히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황제의 반대파 대신들의 반대가 무척 심했습니다. 그래서 황제는 또다시 랍비에게 부하를 보내 편지를 전했습니다.
"내 둘도 없는 친애하는 친구여, 그동안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셨는가? 나는 내 아들을 황제의 자리에 올리려 하는데 반대파 대신들의 행패가 심하구려. 이들은 나를 죽이려는 음모까지 꾸미고 있다오. 어떻게 하면 반대파 대신들을 무찌를 수 있겠소? 좋은 의견 부탁하오."
이번에도 부하는 랍비의 답장을 가져오지 않았답니다.
"이번에도 답장이 없다고?"
“네, 황제 폐하. 하오나 폐하, 폐하의 편지를 읽은 선생은 채소밭으로 나갔습니다. 그러고는 채소 한 포기를 뽑아 쓰레기 더미에 던졌습니다. 그리고 몇 분 후에 또 나가서 또 한 포기를 뽑아 쓰레기 더미에 던졌습니다. 그런 행동을 여러 번 되풀이했습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무엇인가를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도 선생은 기가 막힌 의견을 내놓았군. 나를 반대하는 대신들은 일시에 처치하지 말고 여러 번에 나누어 하나씩 처치하라는 게로구나.'
랍비가 내놓은 의견대로 황제는 자기 반대파 대신들을 처치하고, 아들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티베리아스를 자유 무역 도시로 만들었답니다.
출처 / 초등학생을 위한 탈무드 111가지 / 출판 세상모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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